살아온,사는 이야기

엉뚱한 일

Jay.B.Lee 2009. 4. 19. 09:43

 사주로 본 총 운세를 오래전에 누가 뽑아주어 보관해 놓은게 있다.

생년 월일을 양력으로 알려주면 컴퓨터에서 자동으로 나온 것이다.

평생 돈주고 사주를 보거나 점쟁이나 손금쟁이를  찾아가 본적이 없다.

요즈음은 명칭을 바꾸어 점잖게 부른다지만 나에겐 그게 그거다.

그것은 종교가 없었을 때나 종교를 가진후나 마찬가지다.

내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하고  어차피 도전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컴퓨터로 뽑은 운세를 보관해놓은 것은 나의 성격,사업운,중녀운,부모운,형제운,자녀운,배우자운이 아주 흡사하게 묘사되어 있어서다.

그중에 가끔 엉뚱한 면이 있어 감히 다른 사람이 엄두도 못내는 일을 한다든가 나이와 상관없이 항상 새로운 것을 찾고,또 기상천외한 것을 꿈꾸며 편안한 말년을 보낸다는 것이 맞는 말이기도 한것 같다.

 

올 봄은 첫째 건강상 해외여행을 못하고 따라서 준비하고 정보를 찾고 사전에 책을 읽고 하던 분주한 때와 달리 한가한 편이다.

그래서 올해 해외 여행을  대신할하고  싶은 일을 생각해 보았다

 젝 니콜슨이 출연한  죽기전에 해보고 싶은 일을 그린영화(버켓 리스트)도 있는데 올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이야 별 대수랴.

 

1.동작동 현충원에 가서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묘소에 참배하고 오기.(이미 했다)

2.내가 아끼고  쓰던  물건들을 촬영해 보기.(검정천까지 얻어 천위에 올려 놓고 이미 촬영했다)

3.부모님의 사진과 나의 사진을 정리하는것이다(이미 했다)

*4.나눔 장터(벼룩시장)에 가서 물건을 한번 팔아 보기*

5.금년도  성경 일독하기

6.외국인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는 '양화진 "묘지에 꽃사들고 가기.

7.상암 경기장에서 축구가 있는 날 안사람과 축구경기를 보러가기.

  한번도 TV 중계외 축구장에 실제 가본적이 없다.

8.어릴때 학교를 다닌 청주에 가서 청주를 내려다 보고 있는 우암산(牛巖山-臥牛山이라고도 부른 다) 꼭대기에 올라가 보기.

   20여년을 살아온 곳에서 중간에 위치한사찰  "용화사" 까지 가고 산정상에 가보지 못했다.

9.대학과 군대시절  쓴 일기를 다시 읽어 보고 태워 버리기.

  군 복무시절 받은 친구들의 편지며 여자들에게서 온 많은 위문 편지(여자친구 ,써클 후배,사촌 여동생 등)를 마누라 없는 한가한날 혼자 조용히 읽고 모두  없앨 것이다.

10.고향의 산에  올라가 보기

    나의 원고향은 충북 영동 양산면이다.조상들이 대대로 살아온 그곳에서  아버님이 태어나시고 온 집안 일가들이 함께 살았던 고향이다.

   지금은 9촌 아저씨 한분을 제외하고 모두 고향을 떠났고 서울,청주,대구,부산,미국 ,유럽으로 흩어져 살고 있다.

   그곳에 남산이라 부른산이 있다.

     해발 600미터가 되 보인다.하루 날잡아 고향에 내려가 산에 올라  할아버님,작은 할아버님,아버님 형제들이 보셨던  들녁과 강을 조용히 내려다 보고 싶다.

 

11.안사람과 부안 '내소사"와 순천 "송광사"를 찾아보고 안동 영주,봉화의 종택과 고택을  여행하기

12.  가을 청송 주왕산에 가서 단풍보고 평창 월정사에서 "상원암"까지 걸어서 다녀오기

13.그리고 늦가을 강원도 민둥산 억새풀 보기

 

그리고 천천히 생각하며 실천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

*몇년안에 현재 아파트가 재건축에 들어가면  건축 기간동안  제주도에가서 작은 아파트를 전세들어 1년 정도 살아보고 강릉이나 동해시에서 다시 1년을 살아보는 것이다.

*주재원 생활을 하였던 토론토에 가서 No Visa 체류 허용기간 인 6개월동안  남의 집에 방한칸 얻고, 차는 렌트하여 살아보는 것이다.

날씨 좋은 5월에서 10월까지 살아보며, 지인들을 만나보고 여행해보는 것이다. 

그래야 이민의 꿈을 접었던 응어리가 마무리 될것 같다.

*그리고  이집트,시리아,요르단,이스라엘,그리스 와 호주의 타즈메니아섬,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국립공원을 가보고 싶다.

미얀마의 바간,중국의 장가계와  그곳에서 버스로 세시간 거리에 있다는 봉황고성과  몽골의 푸른 초원을 보고 싶고 티벳을 가보는 것이다.

그리하면 대충 70세에 이르지 않을까.

 

 몇년동안  쓰지 않던 물건들을 수시로 모아  안국동 "아름다운 가게"에 가져다 주었는데 어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뚝섬 유원지"나눔 장터에 나갔다.

인터넷 예약하지않아  일찍 갔는데도 이미 긴 줄뒤에서  두시간 반을 서서 기다려 겨우1시에 입장을 했다.(12시부터 개장이다)

시간이 아깝긴해도 물건을 팔기까지의 전 과정을 모두 즐겨보기로 했다.

알바생이 나누어주는 "장돌뱅이 각서"에 서명을 하고 신분증을 제출 , 좌석표를 받았다.

배정된  구석진 자리에 조그마한 깔판을 펴고 앉아 가방과 메고온 배낭에서 물건들을 꺼내 진열하자  사람들이  몰려왔다.

대부분사람들은 옷을 많이 가져온 반면 나는 해외여행중 샀던 기념품들이 대부분이고 강풀의 만화책(안사람이 산것이다)및수집해 놓았던 UFO 관련서적과시집,카메라 필터,백통 차스픈 세트,무형문화재 장인 공방에서  만든 꽹가리등이라 30분만에 다 팔아치웠다.

심지어 메고간 간이 배낭까지 팔라기에 웃으며 팔고 말았다.

돈을 번다기보다 물건들을 좋아할  사람들에게   싼값에 팔아  산 사람들이 조금 희귀한 물건을 횡재한 기분으로 하루가 즐거웠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일찍 자리 정리를 하고 일어나 나도 마음에 드는 책한권을  1,000원에 사고 출입구에서 팔지 않은 새물건 (판매금지다)을 기증품으로 넘기고 미리 나누어 받았던 봉투에 판매대금의 일부를 넣어 기부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내에게 힘들게 번 돈(?) 10만원을 상납하자  저녁을 사준다고 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실제 참여해본 벼룩시장의 짧은 경험으로 과제의 하나를 덜은 셈이다.

그러고 보면 해보고 싶은 일을   실행해보며  운세에서 언급한 것처럼 나 스스로도 남과 다르게  정말 엉뚱한 면이 다분히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종종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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