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체코 카를로비바리 온천.다리 밑으로 테플라 강이 흐른다.
"I have a lot of things to prove to myself.
One is that I live my life fearlessly." --오프라 윈프리
두려움없이 세상을 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을 산다는 것이 두려울만큼 어렵지 않다는 것도 잘 압니다.
우리의 삶이란 짧은 여정이어서 두려움조차 기쁨이 되기 때문입니다.
혼자서 여행을 떠나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속으로 들어 가는 것은 새로운 것에 대한 열망으로 내 삶의 불꽃이 되기도 합니다.
차장의 안내를 받아 *간이침대(Cuccetta)칸에 들어 갔습니다.
이미 남자 두사람이 앉아 있다가 일어나 서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글자 그대로 간이침대 칸이기에 *오리엔탈 특급처럼 호화로운 침대열차가 아닐것은 분명하나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도 했습니다.
캐빈은 무척 좁아 쾌적하게 보내긴 어려워 보였습니다.
우선 선반에 가방을 올려놓고 긴 의자에 창가로 앉았습니다.
위 칸에는 선반처럼 침대가 매달려 있고 앉아 있는 의자도 하나의 침대인 것은 분명했습니다.
셋이 있어야 되는데 내 침대인 가운데 것은 어디 있는 것일까?
* 침대를 갖춘 야간열차는 Owl Train 또는 Sleeper라고 부른다(외화 번역가:이미도)
우선 옆의 두 친구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삼십대 중반,후반으로 보이는 사람들로 둘이 동행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친구는 폴랜드인이고 한친구는 *벨루로시 사람이었다.
폴란드 친구는 영어를 못한다고 손사래를 쳤습니다.
벨루로시 사람이라는 친구는 가방을 열고 페트병에 든 큰맥주를 꺼내더니 마시겠냐고 나와 폴리쉬에게 권했습니다.
폴리쉬는 안 마신다고 했고 나역시 거절해야 했습니다.
여행시 규칙 제 일조: 낯선사람이 주는 음식을 절대로 먹지 마라.
설령 선의를 거절하는 것이 미안하긴 해도 여행중엔 만약이 중요하기 때문이었다.
특히 기차나 버스에서는 주의해야 한다고 수많은 안내서에서 얼마나 강조하고 있던가.
그와 많은 얘길 나누었습니다.
그가 철강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유럽을 자주 업무 출장 다닌다는 것과 유럽이외의 나라엔 가본 적이 없다는 것 ,그리고 현재 이혼하여 살고 있으며 아이들은 둘이 있고 벨루로시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이혼율이 높다는 것이었다.
한참 얘길 나누다보니 차장이 들어와 베개와 베갯잎,잘 다려진 하얀 시트 세셋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기차 자체가 낡은 것이어서 침대칸 조차 산뜻한 맛이 나질 않았는데 깨끗한 시트를 보니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밤 12시가 가까워 오자 이제 그만 자자고 모두 일어섰습니다.
내 침대를 만들어야했습니다.
두 친구들은 나를 위해 이미 익숙한 솜씨로 의자 등받이를 들어 올리고는 양벽에 매어 있는 튼튼한 쇠사슬 고리를 등받이 옆 고리에 매어 주었습니다.100키로의 덩치도 견딜만큼 아주 튼튼한 침대가 된 것이었습니다.
비좁기가 영화에서 본 잠수함의 수병들 침대칸 같았습니다.
작은 사다리를 타고 벨루로시 친구가 윗칸으로 올라가고 난 중간에, 폴리쉬가 아래칸에 자릴 잡았습니다
문을 걸어 잠근후 희미한 작은 붉은 전등만 남긴후 소등을 하고 시트 한장은 깔고 한장은 덮고 잠을 청했습니다.
바지 주머니에는 작은 손전등과 날카로와 찌르기 좋은 한자루의 칼을 넣은채로.
비행기에서 잠시 눈 감았던 것을 제외하고 꼬박 밤을 샌 셈이어서 잠이 어슴프레 들려할때 똑똑 문을 두들기는 국경 경찰들 .
여권 검사가 있어 모두 여권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잠이 들 무렵 문을 노크하는 국경경찰들 .아마도 체코를 지나 폴란드 땅에 들어선 모양이었습니다.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친절한 차장은 갈아 탈 손님들을 깨워도 준다는데 배불뚝이(Beer belly)차장이 과연 깨워줄런지.
새벽 허겁지겁 짐을 내려 곤히 잠든 두친구를 깨우는 것보다 아직 도착시간이 좀 이르더라도 조용히 짐을 들고 나오는 편이 좋을것 같았습니다.
내쳐 잠이든다면 그 먼곳 바르샤와로 계속 갈 수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새벽 다섯시경인데도 밖은 훤해오고 복도에 서서 차창 밖으로 보는 안개속의 시골 풍경은 어느 곳이나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산이 없는 평원을 달리다보면 기차길 옆 네모 반듯한 울타리 안으로 낡은 장난감 집같은 작은 집들과
채마밭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살지는 않고 주말에 와서 농사짓는 주말농장들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쿨쿨 자고 있던 차장이 일어난 것을 보면 도착지인 카토비체에 다 온것 같았습니다.
역 프렛트 홈은 새벽역이어서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고 낡은 기찻길은 지금도 2차대전 당시 영화를 찍어도 될 만큼 옛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새것과 현대화에 익숙한 나에겐 묘한 향수를 일으켰습니다.
내린 승객은 몇명되지 않았고 프렛트 홈 건너편에는 대기하고 있는 크라코프행 기차가 보였습니다.
두어명 앉아 있던 승객에게 크라코프행이 맞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틀림이 없나 봅니다.
나일 들어서도 그렇고 객지에서는 꼭 확인하는 것이 큰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밖에서 본 초라한 모습보다 기차안은 상당히 깨끗했으나 무척 추웠습니다.
배낭에서 털쉐타를 꺼내 입고 차가운 철제 의자를 몸으로 데우기 시작하자 기차는 출발했습니다.
왜 이리 기차가 추운 것이냐 투덜거리며 반대편 창밖을 보기위해 잠시 건너편 의자에 앉았을 때 그쪽 의자들은 따끈따끈 한 것이었습니다.
자릴 옮겨 한국의 온돌처럼 엉덩이를 지지며 기차안에서 한시간을 보낸뒤 드디어 크라코프에 도착했습니다.
크라코프를 찾는 대부분의 관광객은 유대인 수용소"아이슈비츠"를 찾기 위해서 입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학살의 현장인 아이슈비츠를 보기위해 꼭 이곳에 와보고 싶었습니다.
*<미션 임파서불(M-1)>
너무 유명한 영화다 .
톰크루스 주연으로 동유럽 첩보원들의 이중첩자를 잡아내고자 하는 IMF(ImpossibleMission Force)의 음모를 다룬 영화.존 보이트,"레옹"의 장 르노도 나오며 언덕 위로 석양의 프라하성이 아름답게 빛나는 장면은 놓지지 마시기 바람니다.
*<벨루로시(Byelarus)>
백러시아란 뜻으로 구 소련 슬라브 3국(러시아 ,우크라이나,베루로시)중 가장 작은 나라다.
인구 천만, 현재 언어는 벨루로시어와 러시아를 사용하나 과거 폴란드어를 국어로 사용한 적도 있어 기차에 탄 폴리쉬와 벨루로시 친구간에 의사 소통이 되었나 봅니다.
*<오리엔탈 특급>
아가타 크리스티 원작 "오리엔탈 특급 살인 "으로 더욱 유명한 호화 열차.
포와르 경감이 살인범 색출을 위해 동분서주 합니다.
1883년 등장 이래 현재도 운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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