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은 카페 가베에서 가까운 "오전 열한 시"에서 하기로 했다. 비에 젖어 떨어진 동백꽃잎이 꽃보다 더 붉게 눈처럼 내려앉았다. 해변에서 전복죽 먹자는 안사람을 설득해 이곳까지 온 이유가 있다. 작년 수요일 무조건 왔다가 휴무일이라 허탕을 쳤고 금년 3월에 왔을 땐 수요일이 아님에도 코로나 때문인지 식당 전체 소독작업 중이었다. "오전 열한시"는 순전히 젊은 사람들의 취향을 맞춘 식당이다. 메뉴가 3가지로 단순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일찍 문을 닫는다. 대기 순번으로 예약을 해놓고 시간이 많아 식당 주변의 정원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빨간 동백보다 분홍 동백이 먼저 핀다는 걸 제주를 돌며 터득했다. 안사람이 정원 "카멜리아 "의 동백을 얘기하기에 아직 꽃들이 제대로 피려면 겨울이 되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