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고 보리밭으로 유명한 한 곳을 가보고 싶었다.
고창 학원농장이나 안성 농장 혹은 강진 들녘을.
우연히 보리밭 사진을 본 나는 이곳을 가봐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어릴 때 늘 보던 보리밭이 이제 귀한 풍경이 되고 말았다.
토요일 아침 일찍 출발했음에도 서해안 고속도로는 밀리기 시작했다.
겨우 서해대교를 건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찻길이 뻥 뚫렸다.
안면도를 다녀오던 때의 끔찍한 기억.
다시는 이 근처를 오지 않으려 했음에도 보리밭 사진 한 장에 마음을 바꿨다.
천북 폐농장, 천북 청보리 카페등으로 검색되는 이곳을 찾아가려면 네비에 <천북 신흥 교회>를 찍어야 한다.
보리밭은 사유지로 별도의 주차장이 없어 신흥교회 무료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천북 신흥 교회:충남 보령시 천북면 천광로 73-1
보리밭만 아니었더라면 보령에 와본다거나 천북이란 지명이 있는 줄도 몰랐겠다.
보령은 간첩이 해안에 침투했다는 군시절의 기억만 남은 곳이다.
사유지임에도 야자 메트가 깔려있는 걸 보면 지자체에서 지원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보리밭 위의 창고를 보며 이태리 "투스칸 "지방의 풍경을 자꾸 떠올리게 된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없을 뿐이다
드론을 가지고 촬영하러 온 아저씨.
어떤 때는 카메라보다 사진이 더 잘 나온다고 한다,
눈앞의 작은 드론이 마치 외계인이 타고 온 물체 같아 날개 회전소리와 함께 모양이 조금 공포스럽다.
올라가는 길을 S자 형태로 굽이지게 만든 사람은 미적 감각이 탁월한 분입니다.
전에 보리밭만 전문적으로 그리던 화가가 있었다.
보리 이삭 끝을 만져본다.
까칠한 보리 끝이 손을 찌른다
6월 보리 수확 시 봉사를 나갔던 대학 적십자 시절을 회상시킨다.
땀에 범벅된 목에 거친 보리 티끌이 깔끄럽게 괴롭혔다.
창고를 개조하여 만든 카페가 고풍스럽다
세월의 흔적이 물들어 남아있다.
일부는 의도적으로 칠을 하여 명암을 남겼다.
카페는 10시에 오픈한다 하여 20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참고로 이 주변에서는 화장실은 오직 이 창고 카페뿐이다
보리밭 아래 <천북 신흥 교회>
10여 대의 주차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무료여서 부담이 없다.
교회의 사랑이 주차장 방문객에게 까지 넘친다.
"청보리 창고" 전경
커피 외 여러 가지 음료가 있으며 보리로 만든 머핀이 맛있다.
머핀이 너무 작다.
보리밭 사이 개 양귀비 몇 송이 있는 보리밭 언덕 풍경이 마치 그림 같다
이곳을 바라보는 순간이 행복이고 마음은 평화롭다.
서울서 2시간 반을 달려온 보람이 있었다.
청보리 창고로 오르는 길은 세 곳으로 나뉜다.
풍경이 예상보다 이뻐서일 까 흥분하여 춤을 추듯 올라가는 처녀들.
오히려 보는 사람이 즐겁다.
그네들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검정 옷, 흰옷, 배낭, 머리 색까지 대비되게 엄청 준비를 한 모습이다
9시 반경 도착했을 땐 두서너 팀 밖에 없던 방문객들이 점차 많아졌다.
조금 일찍 도착하였더라면 사진 찍기에 빛이 훨씬 좋았을 터이지만 만족스러운 방문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방문이기에 이곳에서 부부가 보낸 시간은 소중했다.
대부분 그렇듯 이곳 방문객 중 우리가 최연장자였다.
'국내 여행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미 읍성 지나던 길에 (2) | 2023.05.23 |
---|---|
Milk Store House(우유 창고) (4) | 2023.05.23 |
콩사랑과 한택 식물원 (43) | 2023.05.09 |
로스가든 (Roh's Kichen Garden ) Cafe & Vino (6) | 2023.05.09 |
안성 미리내 성지 (6) | 2023.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