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문제

사진;제주 카밀리아 에서

 

 

*오래전 건강을 위해 발췌하여 고교 홈페이지에 실었던  글을 이젠 절실한 나이가 되어 다시 올려 본다

 

김이성 성균관 의대교수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건강한 노년에 필요한 것은 수없이 많다.

고혈압 같은 성인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질병에 걸렸을때 효과적으로 질병을 극복하는 방법,적은돈으로 하고싶은 일을하는 방법,자식들로부터 공경받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런가하면 직업 없이도 즐겁고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모든 것이 노년을 건강하게보내는데 필요한 것들이다.


1.노년에 대한 대비.

"인간은 먹지 않으면 허약해져 죽고 시간이 가면서 늙어서 죽는 두가지 병을 처음부터 지니고 태어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만큼 인간이 성장하고 늙어 결국은 죽음에 이른다는 사실처럼 분명한 것은 없다.


유사이래 죽지 않는 사람은 없다.이 처럼 죽음이란 분명하고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인데도 인간은 마치 자신만은 죽지 않을 것 처럼 처신한다.
노년에 감당 못할 만큼 자꾸 사업을 확장하는 사람, 체력에 부치는 운동을 하다가 골절상을 입은 사람, 주책없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젊은이 흉내를 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죽음을 부정하는 심리가 숨어있다.


죽음의 부정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시작된다.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분명한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만은 죽음과 무관한 듯 행동한다. 이런 경향은 누구에게서나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모든일이 그렇듯이 어떤 일이 생겼을 때는 이미 어떤 대책도 효과가 없다.
그러니 무었보다도 자신도 늙어가고 그래서 죽게 된다는 것을 인정하고 젊을 때부터 앞날을 대비하는게 최선책이다.


2.신체노화의 문체


노년기에 들어서면 우리몸의 모든 장기에 점진적으로 변화가 나타난다.
근력,호흡심장,소화,배설,감각 ,성기능이 모두 약해진다.
아무리 노력해도 젊을 때처럼 건강이 좋아지지 않는다. 이것은 막을 수가 없다.
다만 노화의 진행 속도가 늦고 빠른 차이가 있을 뿐이다.


3.정신적인 문제들.

신체적 노화와 함께 사회적 역할이 없어짐에 따라 다음과 같은 성격적,정신적 변화가 일어난다.

첫째:신체 기능의 약화,직업상실 그리고 가까운 사람의 죽음등을 많이 겪게되고 주위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도 약해져 우울해 진다.

둘째:뇌기능 저하,지능감퇴, 새로운 지식 습득의 부족등으로 자기가 알고 있던 지식에 매달려 융통성이 부족해진다.

셋째:스스로 할수 있는일도 지나치게 남에게 의지하려 하고 상대방이 받아주지 않으면 노여워 한다.

넷째:무사안일한 방법을 찾고 수동적으로 일한다.

다섯째:돈에 대한 집착이 커진다.

자신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자손들을 돈으로 통제하기 위해,돈이 있어야 죽음을 연기할 수 있다는 막연한 믿음에서, 돈이 편안한 노후를 보장한다는 생각에서, 많은 유산을 남겨야 자손들이 자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돈에 절대적으로 집착한다.

여섯째: 어린아이처럼 된다. 살날이 얼마 없다는 생각과 이에 따른 조급함이 퇴행을 재촉하기도 한다.

일곱째:죽음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 두려움에 짖눌리고 위축되어 아무일도 못하게 되거나 반대로 두려움을 떨쳐 버리는 심리적 방어로 전혀 늙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것 처럼 과잉 반응을 보인다.



4.사회적 문제들.


노인이 되면 우선 사회에서 맡았던 자신의 역활을 내놓음으로써 그가 속한 사회 의 주류에서 소외된다.

더불어 대인 관계가 줄어들고 활동량도 감소하게 마련이다.

성취 욕구도 살아지고 그런 욕구가 있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


5.노화에 대한 적응 방식

노화를 맞이하는 적응 양식은 개인마다 다르나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성숙한 적응 방식이다.
늙어가는 자신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죽음도 두려움없이 맞을 준비가 되어있다.

둘째: 은둔형 적응 방식이다.
활동을 줄이고 할수있는 일도 피한다.

지금까지 무거운 짐을 지고왔으니
이제는 편히 쉬겠다는 태도다. 자기 중심적이므로 남에게 봉사하는 너그
러움이 없다.

셋째: 무장형 적응 방식이다.
무의식 속에 죽음의 공포가 드리워 있어 노화와 죽음에 대한 불안을
없애기 위해 쉬지 않고 일을 벌이고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노화를 막
으려 한다.

넷째: 분노형 적응 방식이다.
늙는 것이 억울해서 못견딘다. 지난 세월 동안 이룬일이 모두 부족하게
느껴져 이대로 죽어서는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휩싸인다.

마지막은 자학형 적응 방식이다.
자신은 인생에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후회와 자책으로 노년을 보내는 사람
이에 속한다. 나이가 들수록 기력이 없어지며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다.


6.건강한 노년 생활 .

건강한 노년 생활은 누구에게나 닥쳐오는 노화 현상, 즉 신체적 ,정신적, 사회 변화에 어떻게 잘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

*이미 노년에 도달해 문제가 드러났을 때는 해결하기가 힘들므로 미리미리 준
비해야 한다.*


노화와 노년에 가장 잘 적응하는 方法은 우선 現實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다.

우선 餘生이 짧음을 솔직히 인정하고 정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지적능력과 신체기능이 전만 못하며 부족한 기능은 다시 회복될 수 없음을
깨닫고 생활의 틀을 그에 맞게 조정한다. 또 노년으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젊었을 때의 용기,포부, 능력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늙어 약해진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연륜과 지혜에 찬, 늙기는 했지만 새로운 자신의 모습이 보인다.

전과는 다른 능력이 있음을 알게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역할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언제고 때가 오면 미련없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나라로 갈 각오를 하는 것이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고 또 오래 사는 방법이기도 하다.
죽음에 대하 공포가 크면 오래 살더라도 삶의 질이 떨어진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되면 짧은 여생일지라도 풍요롭고 윤택한 삶을 누릴수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것은 젊었을 때 부터 미리 노년에 대비하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젊은이여,
젊었을 때 젊은 날을 즐겨라.
네 마음과 눈이 원하는 길을 따라라.
다만, 네가 하는 이 모든 일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것을 알아라.
네 마음의 걱정과 육체의 고통을 없애라.
혈기 왕성한 청춘은 덧없이 지나가기 때문이다.
젊을 때 너는 너의 창조주를 기억하여라
고생스런 날들이 오고,
사는 것이 즐겁지 않다고 할 나이가 되전에,
해와 빛과 달과 별들이 어두워지기전에
먹구름이 곧 비를 몰고 오기 전에,
그렇게 하여라.(구약 전도서 11장:9-10절. 12장:1-2절)


조선일보사刊 " 건강, 자신있읍니까? "에서 발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얼마나 오래 사는가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잘 쓰는가 하는 것이다."-윌리아 페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