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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도 너무 길다"-하이쿠 시모음

Jay.B.Lee 2014. 7. 10. 19:56

 

 

한줄도 너무 길다- 유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

수천편을 고르고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천여편 고르고 다시 추려 엮었다는 시집이다.

개인적으로 다시 읽고 싶은 시를 추려 보았다.

주민센터 도서관에서 발견한 시집으로" 이레"출판사의 2000년 3월의 초판이다.

 

 

나비 한마리 돌위에 앉아 졸고 있다

어쩌면 나의 슬픈 인생을

꿈꾸고 있는 건지 몰라-시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

번개를 보면서도 

삶이 한 순간인 걸 모르다니!-바쇼

 

이 덧없는 세상에서

저 작은 새조차도

집을 짓는구나-이싸

 

한 낮의 정적,

매미소f리가

바위를 뚫는다 -바쇼

 

저 세상이

 나를 받아들일줄

미처 몰랐네-하진(죽음을 맞이하며)

 

내 앞에 있는 사람들

저마다 저만 안죽는다는

얼굴들일세-바쇼

 

이 첫눈 위에

오줌울 눈 자는

대체 누구인가?-기가쿠

 

내게 길을 묻던 사람

들판의 풀들을 흔들며

멀리 사라져 가네-부손

 

가을에 우는 매미

그 목소리에

죽기 싫은 기색이 역력하다-소세키

 

이 늙은 벚꽃 나무

젊었을 때는 

소문날 정도로 사랑받았지-이싸

 

그늘엗 걸리지않고

밧줄에도 걸리지 않는

물속의 달-부손

 

홍시여,이 사실을 잊지말게

너도 젊었을 때는 

무척 떫었다는 걸-소세키

 

이 봄날,내 오두막에는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있다.-소도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

나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 저녁-바쇼(고개를 저쪽으로 돌린 한 승려의 자화상을 보고 지은 시)

 

홍시를 먹으면서

이것도 올해로 마지막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시키(한해뒤 9월에 죽다)

 

지금부터는

모든 것이 남는 것이다

저 하늘까지도-이싸(쉰살 생일을 맞아)

 

이 숯도 한 때는

흰눈이 얹힌

나무가지였겟지-타다토모

 

허수아비 소매끝에

가을 나비가

앉아 있다-이싸

 

이 가을,

너의 삶에 대해 더 이상 생각하지 말라

이젠 다 부질없는 짓이니-바쇼(어느 장례식에서)

 

태어나는 죄를 지었으니

죽는 것일 뿐

그것에 대해 투덜거릴 게 없다-라이잔

 

하얀 이슬이

 가시마다 하나씩

걸려있네-부손

 

바쇼,부손,이싸는 일본의 하이쿠의 3大  대표적 시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