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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금

Jay.B.Lee 2009. 5. 9. 13:27

 

 

 이제 지인들의 부모도 대부분 돌아가시고 많은 자녀들이 출가 하였어도 경조사 비용은 심심찮게 나가고 있다.

 인간 관계라는 것이 얽히고 설켜 초등학교,고교동창,대학동창그리고 오랜 직장생활을 통한  지인들이 있다.

 또 이래저래 알게된 이웃과  출석하는 아주 작은 교회의 교인들까지 합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과 연결되 있다.

거기다가 일가와 친척까지 고려하면 또 많은사람들이 있다.

군대 친구까지 들먹이면 놀라는 사람도 있지만 오래 만나지 않아도 연락하면 달려오는 친구들이다.

아침 신문을 보며축의금에 대한 기사 제목을 읽어 보았다-인터뷰에 응한 신부와 기자자신도 제정신이 아닌듯하다.

 

"10만원은 들고 가야 얼굴들어"

"5만원 봉투 내고 8만원 식사하면 '결례'"

 

 동창모임 저녁 식사중 교직에 있던 동문이 축의금을 얼마나 내야 하는지 고민된다는 얘기가 나왔다.

 오래전 누가 장난삼아 만든 축의금 공식이 있었다.

자기 월수입에 상대방의 친밀도를 감안한 지수를 곱하면 보통 사회에서 통용되는 비슷한 수준의 축의금이 산출되었다.

당시는 고비용의 결혼식이 없어 큰 문제가 없었으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은퇴후 수입같은 수입이 없는 나의 경우로 예를 들어  그친구에게 설명을 했다.

우선 가난한 옛날 처럼 상부 상조개념이 사라지는 지금 결혼식장 식사비에 맞추어 축의금을 기대한다면 무리다.

축의금으로 결혼 비용의 일부를 충당할 수 있을지언정 축의금으로 전부 결혼을 치루고 남기겠다면 크게 잘못된  생각이다.

나는 형제들의 조카에겐 100만원,처조카들에게 50만원(형편이 좀 좋았던 시절엔  살림살이를  더 사주었다)

일가들의  경우 10~20만원 ,친구 동문들과 지인이 돈독한  경우 10만원 그리고 대부분 보통5만원을 축의금으로 준비한다.

단 축의금 액수는  혼주의 결혼 장소를 <절대로> 고려하지 않는다.

혼주 당사자가 여유가 있어 혹은 체면 치례로 비싼 호텔로 하였다면  최대한 성장을 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어   신랑 혹은 신부 아버지의 친구로서 자리를 빛내준 것으로 감사해야한다.

자녀를 출가시키는  좋은 날  일가,친구,친지들을 불러 축하받고 한번 크게 음식 대접하였으면 그것으로 족해야 한다고 했다.

난 그 동문에게 물어 보았다.

만약 똑같은  관계의 동창들이 청첩장을 보내와 어느 동문자녀는  변두리 웨딩홀에서 한다하여 5만원을 내고 ,어느 동문은 S,H 호텔에서 포도주 포함 10만원 짜리 식사를 한다면 그친구에게 축의금 10~20만원 하겠냐고 했다.

결혼식장의 식사 비용의 고하는 오로지  청첩인의 사정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제 퇴직하여 수입도 없거나 변변찮은 친구들을  자릴 채우느라 일류 호텔 결혼식장에 초대하면서 많은 축의금을 기대한다면   그런 실례가 없다.

서로 전화 한번 없다가 40년만에 청첩장을 보내는 사람들의 교양이란 도대체 어떤 것인가.

말로야 이런 기회를 통해 얼굴 한번 보자고 하겠지만  그대로 내내  잊어주고 사는 것이 사람 도리다. 

청첩장을 보낼 때   친구/동문의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자진하여 가서 조문을 하며  위로해 줄수 있는 친구를 대상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자신의 사회적 활동능력과 인품이 대단한듯   과시하며 하객이 가득한 성대한 결혼식을 원하면서 비용을 축의금으로 충당내지 남기겠다면   그건 도둑놈 심뽀다.  

약간의 허영에 대한 대가는 혼주 스스로 부담한다면 누가 뭐라하겠는가.

그 친구는 나의 명쾌(?)한 논리와 대답에 향후 축의금 액수로 고민하지 않겠다며 한바탕 웃었다.

 청첩장을 남발 대신  진정으로 축하해줄수 있는 지인들만 한정하여  보내는 것이 바람직스럽스럽지 않을까.

아니면 최소한 "상부 상조"의 예라도 최소한 갖출 수 있는 이에게 보낼일이다.

 청첩장은 모두에게 무차별 보내면서 정작 남의 장례식,결혼식에는 코빼기도 안보이고 ,부의금도 보내지도  않는다고 욕하는 얘기를 옆에서 듣는 것도 거북하다. 

이제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할 시기에 사는 우리세대에겐 많은 축의금이란 부담이다.

바라건데 파티 문화가 별로 없는 우리에게 그냥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는데 대한 최소한의 티켓대금으로 여겨주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