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아과 3

숙명여대 부근 맛집 "더함"

지하철 1 호선 숙명여대역에서 내려 500여 미터를 걸으면 마주하는 숙명여대 부근 맛집-더함에서 두 번째 식사다 점심특선 (22,000원) 한식에 맛과 멋을, 건강함을, 모던함을 "더함"이라는 상호가 반갑다. 호박죽은 뻑뻑하지도 달지도 않아 먹기에 편했다 샐러드 야채가 지난번 보다 조금 신선도가 떨어져 아쉬웠다. 애피타이저 국수. 소면이 아닌 가는 파스타에 오리엔탈 소스로 맛을 돋웠다. 먹고 난 뒤 입안이 개운하다 따끈한 접시에 나온 금방 구운 차돌 구이. 양파무침을 얹어 고춧가루에 살짝 찍어먹으면 고소하다. 구운 오리고기의 절제미. 따듯한 오리구이와 겨자소스와 부추가 조화를 이룬다 돼지고기 떡갈비. 양파 위의 떡갈비가 따끈할 때 식탁에서 그래비 소스 같은 양념을 부어준다. 달짝 지근하고 짭조름한 양념이..

청파동 "원소아과" 자리를 찾아

사진: 청파동 원 소아과 병원 자리에 지금은 이 들어서 있다. 오랜만에 창파동을 찾고 싶었다. 작은 집이 대치동으로 이사 후 가본 적이 없어서였다. 기차로 서울역에 내려 갈월동 쌍굴다리를 지나 건너면 "원 소아과"가 나왔다. 오래전 아동문학가 강소천 씨의 수필에 "제주 약국을 지나 원소아과 보이고 골목길을 오르면 우리 집이 있었다."라고 썼다. 청파동엔 작은집이 있었고 작은 어머니께서는 작은 소아과를 하고 계셨다. 서울 사는 일가들은 아프거나 하면 소아과를 찾았고 자문을 구하고 해서 자연히 집안의 가정의가 되셨다. 병원이 별로 없던 시기라 어린이뿐 아니라 동네 어른들도 수시로 들락거렸다. 아이들은 자라서 또 아이들을 낳고 그들 또한 온다고 했다. 그래서 3대가 병원에 온다고 말씀하신 작은 어머니 말씀이 ..

하숙집의 추억(9)-그녀,나의 아내

갈월동 쌍굴다리를 지나 길을 건너 100여 미터 올라가면 제주 약국이 보인다. "제주 약국을 보고 우측으로 돌면 왼쪽에 '원소아과' 간판이 보이고 그 골목길을 조금 더 따라 올라가면 우리 집이 있다.." 마해송 선생님과 쌍벽을 이루던 우리나라 동화작가 강소천 선생님이 청파동 자택이 있던 동네를 묘사하며 그렇게 썼다. "원 소아과"는 작은 어머니께서 30여 년 넘게 청파동에서 병원을 여셨던 곳이라 우연히 읽은 글을 기억한다. 80년대 중반 암으로 돌아가신 뒤에도 빈 집에 간판이 쓸쓸히 매달려 있었다. 안채의 작은 아버님을 뵈려면 대문 안으로 손을 넣어 밖에서 보이지 않게 달려있는 초인종을 누르고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하숙집에 가는 도중 종종 들려 숙부님과 얘기도 나누고 밥도 먹고 숙대 앞 길로 슬슬 걸어..

하숙집의 추억 2008.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