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리고 비오날의 하늘은 변화가 많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본다. 흐린 하늘은 '이때가 그때'라고 말해주는 법이 없다. 이 길을 따라가면 제주 올레길 7코스를 걷는 셈이다. 지명 : 두 머니 물은 법환마을과 강정마을의 경계라 했다. 유래라는 신통치 않은 이야기가 궁색하다 바람에 날리는 올레코스 나비 띠가 회색으로 변한 바다에서 혼자 펄럭였다. 비가 그쳐 우리도 올레길을 따라 좀 더 걸어가 보기로 했다. 사진만으로 제주도라 믿기힘든 배경이다. 동남아 풍경이다. 해녀 작업장에 송씨 할머니 신위. 스토리가 없는 세상이란 무미건조하다. 서귀포시에서 할머니에 대한 배경과 해녀들과의 관계를 이야기로 따로 엮어 놓았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누가 놓고 갔는지 묘비 앞엔 소주병과 담뱃갑 종이컵이 놓여 있었다. 현대적인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