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농 3

동행

동행 그대의 손 이끌고 이 바다로 나온지 은혼의 세월 꿈같이 지났다 해도 한장 나침반 한점 없이 나온 나의 무지와 오만을 부디 그대여 ,용서해 다오. 계획 없이 닻을 올린 나의 바다 어느 누구의 축복도 꽃이되어 갑판위로 던져지지 않았던 출항 그래도 꿈같이는 살자 멀어져 가는 항구의 불빛에 우리의 순수와 눈물을 매어 두었지 윤이월 바다에 나온 낮달처럼 그토록 높이 내 걸렸던 나의 이상 이제는 추억 속 빛바랜 사진으로 그대 곁에 쓸쓸히 선다 울음 조차 말려 버리는 건조한 항해 그대 장미는 거친 해풍에 산산히 부서지고 가시만 아련함으로 말라가는 이 바다를 나는 이제 화엄의 노래로 덮으려한다 노후농 (1947-2020) 본명 ;노 양한 . 청주 출신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졸. 산사에 들어가 불교 경전 공부를하며..

좋아하는 시 2021.02.15

사랑이여, 그대에게 부탁하니

나 불길로 떠나는 날에 사랑이여 ,그대에게 부탁하니 떠나거든 부축없이 돌아서오 살아 즐겨 입었던 무명옷 수의 대신해 주고 하룻밤 곁에서서 그대 눈물 바라보며 이승에서의 마지막 밤 머물 수 있도록 허락해주오. 힘들어도 사랑이여, 그대가 혼자서 나를 추억해주고 그대 때문에 행복했던 나의 웃음 영정 만들어 그대가 안아주오. 지금은 도무지 갈 수 없는 내 뜰 그대는 키 작은 수수꽃다리 이르게 뜨던 초경달 수줍던 어지럼증. 그대 빈혈의 달빛 아래 나의 애련은 점차 팽창했으니 어찌 그대가 나의 첫사랑 아니었으랴 노후농 지음 본명은 노양한. 청주고를 졸업했다. 중 ,고등학교 친구다. 고교시절 학교 문예지에 싣고자 교무실에 국어 선생님에게 원고를 가져가자 소설을 읽고서 나선 친구의 뺨을 다짜고짜 때렸다 한다 그 정도의..

좋아하는 시 2021.02.04

사랑하는 사람아 -

"사랑하는 사람아" - 나, 바람이 몹시 부는 날 그대와 함께 이승을 떠나 가리라 쥔 것 없이 가는 여행 그대 빈손 잡고 떠나가리라 나 먼저 육신의 불 꺼지고 바람 멎으면 참회, 그 용광로의 불길에 천고의 업장 녹여 백자 빛 자기 항아리 속에서 그대의 남은 생을 기다리리라 기도해 주리라. 그대의 노을 같은 생을 바라보며 나,깨어 있으리라 훗날 그대가 하얀 모시같은 육신으로 사뿐히 걸어 나에게로 오면 그대 손잡고 일어서리라 바람이 일어나는 날 바람이 이승을 떠나는 날 그대 기쁜 수정 같은 눈물을 보며 그대와 함께 내 생으로 가리라 아, 그대 빈손 붙잡고 떠나가리라. 후농 노양한 동문이 시집 "사랑하는 사람아"를 내었습니다. 사랑, 추억, 이별, 눈물, 딸 , 아버지, 스승에 녹아져 있던 감추어 두었던 속내..

좋아하는 시 2019.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