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가 외출하기로 한날 점심으로 장충동 함흥 냉면을 먹을 것인지 광화문 미진에서 메밀을 먹을 것인지, 아내는 "미진"을 택했다. 아내는 지금까지 두 곳 다 가본적이 없다. 그래서 살면서 서울의 대중적인 맛집을 안내해주고 있다. 5호선 광화문역 교보문고를 거쳐 나오면 마주하는 소설가 염상섭이다. 저녁무렵이면 염선생의 애인이 된듯 왼팔아래 편안하게 기대 누워 있는 여자 노숙인을 종종 보는데 오늘은 한낮이라 비어있다. 정원사이 만든 자갈이 든 인공 개울에는 물은 말라있다. 어디서나 그렇듯 준공후 잠시 흐르고 그냥 장식용 설계로 여겨질 뿐이다. 청계천 물만 마르지않으면 감사한거다 피맛골에 자리한 "미진"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따라 우리도 섰다.줄을 서서 밥을 먹기가 일생에 몇번이나 되었던가. 평상시 음식점을 찾..